2012.01.02.부터 01.27.까지는 2012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정해야겠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 경제 사정이 더 안좋아질 거라고도 하고, 선거도 두 번이나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 2011.12.30. 트위터
'2012년 어떻게 보람차게 살아볼까'를 위한 계획을 만드는 중이다.
계획을 만드는데 참고가 되도록 블로그에 뭘 했는지 시시 때때로 업데이트할 예정.
굳이 남이 볼 필요는 없으나, 계획이란 건 혼자만 세우는 것보다 "주변 사람에게 소문을 내는 게 중요하다"는 "뉴시스 기사"를 참고해 공개 포스트로 작성해 본다.
뉴시스 기사에 따르면 "신년 계획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자신의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면 안된다
- 작년에 세웠다가 실패한 계획을 다시 실행하려면 실패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등이 필요하다고.
2012년 계획은 일단, 구체적으로, 너무 많지 않게 만들어볼 생각. 그런데 벌써부터 생각이 너무 많다.
새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 중의 하나는 중구난방 펼쳐져 있는 내 생각의 결들을 정리해내는 일. [생각 정리의 기술]이라는 책까지 샀는데, 정리가 잘 안된다. 일단 이 고민의 결들을 먼저 정리하고 다음 스텝을 밟자. (근데 귀찮아)
- 2012.01.02. 트위터
2012.01.02.MON.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단 나열은 해보았다.
나열한 것은 두 종류인데.
하나는 내가 하고 싶거나, 해야할 것 같은 일들을 정리한 것.
또 하나는 내 생각의 결들을 정리한 것.
전자는 아직 가짓수가 너무 많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다음번엔 좀 더 구체화가 필요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필요하고, 시기를 정라는 것도 필요할 듯. 그리고 참여의 방식이나 정도도 정해야겠다.
2012년에 했으면 생각했던 구체적인 일들이 있는데 아직 다 넣지 않았다.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 (일단 적어놓을까나)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해야할 것 같은 일이 있는데, 그것도 아직 안적어 넣었다. 가장 큰 변수가 될 듯.
후자는 나름 상세하게 정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목차 같은 것이랄까. 그런 느낌도 난다. 이 순서대로 무언가 정리를 한다면 뭔가 나올수도 있겠다 싶다. 그것들을 알차게 채우려면 공부가 여전히 필요하다. 그리고 무언가 쓰기 싫어하는 마음도 고쳐 먹지 않으면 안될 듯.
이 마인드맵을 가지고 누군가와 토론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적당한 상대가 생각나지 않는다. 유감.
지난 주말 심심해서 한미FTA 협정문 공부를 했다. 한미FTA와 영화산업/독립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공부한 결과 한미FTA와 영화정책과 관련해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일단 세군데. 첫째 이미 축소되고 더이상 늘어날 수 없게 되어버린 스크린쿼터가 규정된 투자/서비스 분야 현재유보 부문, 둘째 보조금 부분, 셋째 영화가 포함된 투자/서비스분야 미래유보 부분. 이 삼각지를 놓고 어떻게 해석할지를 고민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여기에 더하자면 전자상거래와 저작권 부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포괄적으로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문제나,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 제도나, 비위반 제소 등이 미칠 영향에 대한 검토가 추가될 수 있겠다.
(한미FTA가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별도로 정리해야하는데 아직 스스로도 다 정리되진 않았다. 내가 경제학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독학으로도 모든 걸 깨우칠 정도로 똑똑하지도 못해 정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 일단 이 글에서는 이정도로 내 접근의 방식 정도만 공개할 수밖에 없겠다.)
솔직히 협정문 찾아서 읽기 싫어서(잘 이해 못할 것이 뻔해서) 누가 "한미FTA와 영화"라는 주제의 글을 쓴 적이 없는지 찾아봤다. 2006~7년 협정을 위한 협상을 하겠다고 한 당시 스크린쿼터를 선결조건으로 내줄 때에 나온 글은 많았지만, 협상이 종료되고 발효를 앞둔 지금 한미FTA가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텍스트는 없었다.
심지어 영화진흥위원회 조차 한미FTA 발효가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아주 간단한 리포트도 제출하지 않았다. 매우 유감스럽다. 영화진흥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기관이 이렇게 논쟁이 되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 어떤 리포트도 제출하지 않을 수 있나? 이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말로만 '한미FTA, 한미FTA' 할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검토해보고 대비해야 마땅한 게 아닐까?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었다고 한미FTA와 영화 문제가 다 종료된 것은 아니다. 발효가 된다면, 무효화 투쟁과는 다른 측면에서 한미FTA에 대한 영화계의 대응이 필요하다. 스크린쿼터가 아닌 다른 문제도 분명 존재할텐데, 이걸 드러내면서 무효화 투쟁으로 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 독립영화도 마찬가지. 민중의 삶도 중요하지만, 영화 정책도 중요하다.
정말 한미FTA가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걸까? 그래서 이토록 조용한 걸까?
오늘 [사물의 비밀]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이영미 감독과 [량강도 아이들]의 제작사 김동현 대표가 함께 기자회견을 했단다.
기자회견 제목은 "벼랑 끝에 선 독립자본 영화제작자들".
기자화견에서 나왔을 듯한 이야기가 솔직히 새삼스럽지는 않다. 올해만 해도 여름 개봉작 [소중한 날의 꿈]이 이와 유사한 일을 당했고, 2009년엔 [집행자]와 [하늘과 바다]의 제작사와 출연진이 유사한 문제를 제기했다. 저예산영화, 독립영화 등이 시장 지배적 멀티플렉스 사업자들로 부터 외면 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알고 보면 이런 일은 1년 내내 벌어진다. 개봉하는 독립영화/저예산영화는 모두 이런 일을 당한다.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일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양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주 가끔 독립영화 보다 더 많은 제작비와 홍보비를 들였으나 역시나 같은 불이익을 당한 영화의 제작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뿐, 너무나 당연한 듯 독립영화는 스크린을 공유한다. (절대로 아름다운 공유 정신의 실천은 아닐텐데도 말이다.)
그런데도, 영화진흥을 책임져야할 영화진흥위원회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심하게 말하면 도대체 뭘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고민을 하실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2001년 이른바 '와라나고' 사태 이후 제도화된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사업, 독립영화전용관 지원 사업 말고는 뚜렷한 상영 시장 공정 경쟁을 위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해는 한다. 강제적인 규제 조항(법)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진위가 시장을 제어할 어떤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닐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냥 놓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먼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한국영화 시장을 제대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영화 시장은 "(독)과점 질서가 안착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독)과점 질서가 안착화 되면 질서 내의 플레이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영위할 자리가 허락되지만, 질서 밖의 플레이어들에게는 넘기힘든 장벽이 생겨버린다. 너무나도 가혹한 장벽 말이다. [사물의 비밀] 등이 겪은 문제는 이 영화의 제작/배급사가 안착된 (독)과점 질서 밖에 있는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 셈이다.
영진위는 "공정경쟁환경조성특별위원회"를 꾸렸다면, 영화인들이 불공정 행위를 신고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불이익을 받을 게 뻔한데 누가 알아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나? 특위를 꾸렸다면 현재 시장이 어떤지, 공정경쟁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조사부터 해야한다. 시장의 경쟁 환경이 어떠한가를 명확하게 규정한다면, 그 때 그 판단에 따라 필요한 정책들을 생산하고 집행하면 된다.
정말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공정경쟁환경조성특별위원회에서 '영화시장 공정지수'를 개발하든지, 영화문화다양성을위한 소위원회에서 '상영시장 다양성 지표'를 개발하든지 해서 매시기 '영화 시장이 공정한가 아니한가' 혹은 '다양성이 보장되는가 아니한가'를 공개하여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이라도 해야할 것이다. 이것도 엄연한 일이다. (생각해보면 매우 기초적이고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정확하게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사를 통해 보면 영화 개봉 하루 전에야 계약서가 오가고, 그 전에는 정확한 개봉 스크린 수와 개봉 일수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오늘 기자회견을 한 사람들이 영진위 해당 특위에 신고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번 사안에 대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조사를 해서 결과를 발표해야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다못해 계약서를 사전에 작성하지 않는 것은 누구를 위한 관행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대안을 못만들어도 좋으니 현실을 제대로 조사라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판단부터 먼저 하자. 말로만 떠는 것보다는 생각보다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접하는 것은 점점 쉬운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영화관 같은 상영 공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영화는 TV의 등장으로 관람 공간이 확대되어 집에서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비디오 매체의 등장으로 관람 시간 마저 자유로워졌습니다.(보고 싶은 때에 재생할 수 있고, 관람 도중 중단하고 재개할 수도 있습니다.) 케이블 TV의 등장으로 영화전문채널도 생겼고,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WEB으로, VOD로 영화를 접하는 것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최근엔 VOD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케이블TV나 IPTV를 통해) 개봉과 동시에 영화를 접할 수도 있습니다. 독립영화를 접하는 방법도 훨씬 많아졌고 편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영화관에서 찾아볼 수 없었지만,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이 시작된 이후 개봉 상영도 많이 보편화되었고, 지상파 TV에서도 방영되며(KBS [독립영화관], EBS [독립다큐관]),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도 선보였으며(인디플러그), (아직은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지 못하지만) 독립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인디필름)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보면 마음만 먹으면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보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은 한국 전체 스크린의 1%도 되지 않으며, 예술영화전용관이 존재하는 지역이 아니면 개봉되는 독립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기란 언감생심입니다. 개봉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말은 '영화관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외'한 기회가 늘어났다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를 영화관을 통해 관람하는 관객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워낭소리>처럼 엄청난 관객을 모으는 영화가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2011년엔 1만명 이상의 관객이 찾은 독립영화가 많아졌습니다. 독립영화인들이 영화관을 통해 상영하는 기회를 늘이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이 독립영화를 보고 싶어하며 찾아주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이런 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존경이라는 말이 과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단한 분들인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주류의 취향과는 다른 취향으로 영화를 선택하고 보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독립영화 관련 일을 그만 두고 관객으로 돌아가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봐야하는 상황이 되자,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새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관에 영화를 보러가는 일에 대해 상상해봅시다. 대부분 이런 식이겠지요. 영화를 먼저 선택하고 영화관을 찾거나, 가기 편한 영화관을 먼저 선택하고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 중 볼 영화를 선택해서 봅니다. 인기 있는 주류 영화의 경우, 매진이 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도 관람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게다가 요즘 영화관들은 몇 개의 스크린을 가진 멀티플렉스이기 때문에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도 많고, 이에 따라 상영 시간 역시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편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영화를 보러가는 일은 이와는 많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보는 일처럼 행동해서는 곤란합니다. 아무 영화관에 찾아가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립영화를 자주 상영하는 예술영화관 같은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다고 해서 보고 싶은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를 선택하고, 영화관을 찾더라도 상영시간이라는 장벽을 만나게 됩니다. 상영시간과 자신의 일정이 맞지 않으면 영화를 볼 수가 없습니다. 최근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의 숫자에 비해 개봉하려는 영화가 많은 탓에, 대부분의 예술영화관들이 하루에 여러 편의 영화를 상영하여 영화당 1회씩 상영하는 경우가 잦아 무작정 영화관을 찾아서는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 어느 사이 개봉 독립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영화제나 시네마테크를 찾는 일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주로 스크린이 하나인 예술영화관이 보다 많은 영화를 상영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 개의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멀티플렉스는 어떨까요? 유감스럽게도 멀티플렉스의 상황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러 개의 스크린이 있다 하더라도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역시 스크린이 하나 뿐이라 하루에 여러 영화를 교차상영하기 때문에 상영시간에 내 일정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보는 것은 영화관의 사정에 내 일정을 맞춰야 하는 조금은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원하는 영화를 꼭 보기 위해서 희생해야하는 것들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분들이 존경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만족스럽지 않은 상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를 찾아주시는 관객 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독립영화 관객이 된 후, 상영 시간의 아쉬움 말고 또 다른 아쉬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예술영화 스크린을 찾으면서 알게된 것인데요, 다른 영화와 똑같은 관람료를 지불하고 영화관이 지정한 시간에 자신의 일정을 맞춰 영화관을 찾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화를 보는 관객에 비해 '항상' 열악한 환경에서 영화를 봐야합니다.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 스크린은 해당 극장의 스크린 중에서 좌석수가 가장 적은 곳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 처럼 넓은 스크린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주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과 영화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일텐데, 보러가는 영화가 시장성이 떨어지는 영화란 이유로 늘 홀대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예술영화 스크린을 운영하는 멀티플렉스들은 관객에게 대단한 혜택을 돌려주고 있는 마냥 스스로를 홍보합니다. 엄청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예술영화 스크린을 운영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사실 예술영화스크린의 좌석수는 각 멀티플렉스 체인이 가진 전체 좌석수의 1%에도 미치지도 못하는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무비꼴라쥬라는 브랜드로 가장 많은 9개의 스크린을 운영한다는 CGV의 무비꼴라쥬 좌석수는 9관을 다 더해도 1천석에 미치지 못하며, CGV 전체 사이트 좌석수의 1% 미만입니다.) 그리고 그 스크린의 관객들 역시 동등한 입장료를 내고 영화관을 찾습니다. 시장성 있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보다 수익이 낮을 수는 있지만, 대단히 많은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스크린이 존재에는 사업자 측의 배려도 있겠지만, 다른 영화에 비해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를 감수하는 관객들의 배려 역시 중요한 근간임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일까요? 그렇게 삐딱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공간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과거 독립영화가 애초에 개봉 상영을 못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환경이 얼마나 나아진 것인지 생각하며 행복해야 마땅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의 조건을 무조건 긍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멀티플렉스가 한국에 등장한 이후, 각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은 영화관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새로운 시도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 한국의 영화관객수는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이전보다 늘어났습니다. 이런 변화가 독립영화와 무관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영화를 선택하고 찾아보는 환경이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아진다면, 개인의 일정을 영화의 일정에 맞추지 못해 관람을 포기한 관객들이 영화를 찾게 될 것이고 보다 많은 새로운 관객들 역시 유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CJ E&M 픽쳐스의 계열사인 필라멘트 픽쳐스가 배급한 <파수꾼>은 영화관이 배려한다면 독립영화 역시 조금 더 많은 관객이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작은 스크린, 작은 상영관 크기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스크린은 관객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공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관을 사랑하는 관객들도 매우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이 이런 열성적인 관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개선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영화를 공짜로 보는 것도 아니고, 영화관람료 이상의 개인적 비용을 지불하고도 기꺼이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조금 더 신경쓰는 일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 때엔 지금보다 큰 상영관의 넓은 스크린에서 독립영화를 보게 되는 날이 오기를 살며시 바래봅니다.
영진위에 CJ 등 대기업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영진위가 그럴 힘이 있는지는 둘째치고 그럴 의지가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영진위와 CJ의 관계는 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를 어떻게 배급하는가와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사업에서 무비꼴라쥬를 어떻게 대우하는가를 보면 답이 절반은 나온다. 산업 분야야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쳐도, 영화 문화 다양성 분야는 정책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영진위는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 이것만 봐도 절대 영진위는 독과점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것 같다.
영진위가 (독)과점적 대기업을 어떻게 대하는가와는 다른 문제지만, CJ와 영진위 영화 아카데미의 문제는 시간이 되면 조금 더 긴 메모로 정리해보고 싶다.
내 접근의 고리를 조금만 공개하면 "영진위/영화아카데미 - CJ/필라멘트/무비꼴라쥬 -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CJ문화재단"로 이어이는 삼각형 안에 단초가 있다고 본다. 독립영화의 입장에서 대기업을 봐서는 답이 잘 안나오지만, 대기업의 입장에서 인디펜던트를 어떻게 사고하는 것이 유리한가를 생각해보면, 조금씩 답이 보일 것이다.
(좀 더 섬세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겠지만) 한국 영화산업이 음반산업과 유사한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음반산업의 길이란 전통적인 규모를 가진 음반(기획)사가 시장에서 폐퇴하고, 유통(온라인/방송 등)을 매개로 음악시장에 진입한 새로운 사업자(대기업 등)와 아이돌이라는 콘텐츠로 무장한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 그리하여 80~90년대(특히 90년대)를 풍미했던 대중음악작가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예전같으면 그 자리를 이어왔을 아티스트들이 '인디'라는 이름으로 일단 시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 거칠게 정리하면 중간은 사라지고 유통을 장악한 메이저와 인디로 양분된 상황으로 흘러간 것을 말한다.
한국 영화산업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면, 유통을 장악한 대기업이 만드는 기획상품으로서의 영화가 시장을 장악하고, (전통적으로) 창조적 기획자인 프로듀서들의 자리는 사라지고, 기획 상품이 아닌 영화는 '독립'적인 방식으로 제작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올 것 같다는 짐작인데, 이런 상황 속에서 '독립영화'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지금 이상의 규모를 갖추게 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창작자를 추려낼 수 있는 정도, 그리고 독과점 기업이 독과점 상황이라며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배푸는 배려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게 될지도.
한국 영화산업에도 메이저와 인디의 협력 모델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메이저와 인디의 협력이 있기는 하지만, 전면적으로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메이저와 협력하는 인디의 역할을 영진위 영화 아카데미가 전면적으로 하고 있을 뿐더러, CJ는 필라멘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실험하고 있는 중. 물론 필라멘트와 인디스토리가 [티끌모아 로맨스]라는 협력을 하긴 했다만, 이런 프로젝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 CJ 입장에서 영진위 영화 아카데미의 존재는 메이저와 인디의 협력 관계를 테스트하는데 비용을 크게 지불할 필요를 없애준 꽤나 고마운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메이저와 인디의 협력 모델이 다시 등장하려면, CJ 외에 다른 메이저 플레이어가 행동을 해야하는데, 롯데는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쇼박스는 사업 정리 중이란 느낌이 강하다. 그렇다면 인디의 입장에서 협력해야할 메이저가 분명치 않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남는 건 일단 방송. 뭔가 방송정책이 제대로 흘러갔다면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에서 인디와 방송(메이저) 간의 결합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었겠다만 방송정책이 개판이라 기대할 건 없어보이고, 지상파보다는 케이블 방송 사업자와 결합하는 모델은 상상해 볼 수 있겠다. 이점에서 인디스토리와 MBC 드라마넷의 협력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티캐스트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좀 있으신데, 한국 콘텐츠 제작보다는 외국 콘텐츠 수입-상영/방영에 더 목매고 있는 것 같아 기대할 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인디가 메이저랑 협력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유감스럽지만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여기까지만)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바뀌고 있다. 한미FTA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제의 축소가 선언된 이후 스크린쿼터제의 축소 철폐와 미국의 문화 침략을 저지해야한다는 영화계의 입장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아졌다. 이런 부정적 반응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스크린쿼터제가 지킨다는 영화 문화의 다양성이 최근에 와서 외려 후퇴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스크린쿼터제가 할리우드 영화 자본의 독점화라는 영화 시장의 세계화 흐름 속에 자국 영화 문화의 다양성을 지켜내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국 내의 영화 문화 다양성에 대한 기여라는 측면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것이 아니냐란 것이다. 이 지적은 타당해 보인다. 국제적 영화 시장 안에서 한국 영화 산업의 존재도 의미가 있겠지만, 자국 영화 시장 안에서 다양한 영화의 존재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면, 이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영화 시장의 다양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 이 문제들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이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적 영화 산업의 성장 원동력 : 새로운 자본의 개입과 신자유주의적 영화진흥정책의 등장
한국 영화 산업의 신자유주의적 성장은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90년대 초중반 삼성, 대우 등 전자 산업의 자본이 영화업에 진출한 것은 이전의 한국 영화 산업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첫 번째 산업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90년대 중반 케이블 방송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삼성, 대우, 현대 등 대기업의 영상산업 진출이 본격화되었다. 이 시기에 문화가 폭발하면서 대기업의 문화 산업 진출은 영화, 방송 뿐 아니라 음반 산업 등 다양한 경로로 확대되었는데, 이러한 자본의 개입으로 한국 영화 제작 산업은 산업화의 기틀을 닦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첫 번째 시기 대기업 자본의 진출은 IMF를 맞아 대부분 철수하고 만다.
이때 자본의 공백을 메워준 것은 일신창투로 대표되는 금융 자본과 김대중 정부가 내놓은 영화진흥금고였다. 일신창투 등의 금융 자본의 등장은 한국 영화 산업의 합리적 성장이라는 산업화의 흐름을 단절되지 않게 유지시켰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영화진흥금고의 조성과 영화진흥위원회의 구성이다. 김영삼 정부의 문화 산업 지원 노력을 이어 받은 영화진흥위원회의 구성과 영화진흥금고의 조성은 영화 산업을 한국 경제의 주요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선언이었으며, 이는 유감스럽게도 영화를 문화보다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이 정부의 정책으로 개입된 것이라 할만하다.
90년대 이후 영화 자본의 역사 : 새로운 제작 자본과 상영 자본의 등장과 구조 조정
한국 영화 산업은 개방경제론이라는 한국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80년대 말부터 단계적으로 개방되었다. 94년 수입외화의 프린트 벌수 제한이 폐지되면서 일단락된 영화 시장 개방은 신규 자본의 등장과 함께 한국 영화 제작 자본의 구조를 조정했다. 90년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성장은 신규 영화 기획 인력의 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 개방이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구조 조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부의 개방 정책 기조에 따라 영화 자본의 외자 유치 노력도 가속화되었는데, 90년대 중반 제일제당의 영화업 진출은 그간 국내에 투입된 대기업 영화 자본과 다른 사업 방향으로 주목할만하다. 제일제당은 95년 8월, 멀티미디어 사업부를 설립하고 영화 산업에 진출하였는데, 본격적인 진출 이전인 95년 2월 스필버그, 카젠버그, 게펜이 설립한 새로운 할리우드 스튜디오 [DreamWorks SKG]의 공동 설립자로 참여했다. 본격적인 세계화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 사업은 이어 제일제당의 영화 상영업 진출로 이어진다.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부 내에 극장 사업팀은 96년 12월 홍콩의 골든하베스트, 호주의 빌리지 로드쇼와 함께 씨제이골든빌리지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한국내의 본격적인 상영 사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사업의 첫 번째 성과가 바로 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이라는 CGV 강변11이다.
CGV강변11의 등장은 한국 내에 멀티플렉스라는 극장이 생겼다는 의미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제작 자본 중심으로 신자유주의화 되었던 경향이 상영 자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의미이며, 아울러 본격적인 외자 유치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어 2000년에 등장한 동양 그룹의 메가박스 역시 미국 LCE(Loews Cineplex Entertainment Corp.)의 50% 지분 투자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러한 외자 유치를 통한 대기업 자본의 상영업 진출은 상영 시장의 구조 조정을 가속화시켰다. 단관 극장의 폐관과 복합 극장화의 흐름, 목요일 개봉, 할인경쟁 등은 모두 이런 신자유주의적 구조 조정의 결과였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새로운 신규 대기업 영화 자본은 외자 유치라는 무기로 영화 자본의 세계화를 가속화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외자 유치가 단순히 상영업에만 머무른 것은 아니다. 대기업 자본과 달리 토착 영화 자본의 메이저화의 대명사인 시네마서비스 역시 2000년 벤쳐투자사인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로부터 외차유치를 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그간 크게 고려되진 못했지만 외자 유치를 통한 자본의 세계화가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2000년대 영화 자본의 성격 : 대기업 자본에서 상장 투자 자본으로
외자 유치 등을 통한 제작 자본의 성장은 자본의 확대를 위한 상장 노력으로 재구성된다. 2002년 2월, CJ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었고, 시네마서비스 역시 2002년 넷마블과의 합병을 통해 플레너스라는 이름으로 상장 회사로 탈바꿈한다. 2002년 CJ엔터테인먼트의 상장과 플레너스의 등장은 한국 영화 산업에 두 번째 금융 자본의 등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 시장에 영화 산업이 진출한 것은 산업화의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이룬 것이라 평가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영화 산업 역시 규모를 거대화하는 독점 자본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금융 자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금융 자본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각각의 제작 자본은 제작 흥행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배급, 상영 시장을 수직계열화하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CJ엔터테인먼트는 CGV라는 자회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단순 제작 배급업에 머물렀던 시네마서비스는 2002년 8월 프리머스시네마라는 극장 사업자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수직 계열화를 시작했다.
제작-배급-상영을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는 한국 영화 산업을 독과점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할리우드 독점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메이저가 필요하다는 인식 속에서 독과점 논의는 수면 아래로 잠수하게 되고 본격적인 경쟁의 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 한국 영화의 제작과 상영 시장의 양극화는 바로 이 시점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 문제들은 바로 신자유주의의 폐해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등장과 멀티플렉스 사업의 확대 그리고 이 두 가지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국내 배급 상영 시장에서 할리우드 직배사보다 일정한 힘의 우위를 획득하게 되었지만, 제작 자본의 구조조정, 상영 시장의 구조 조정을 통해 다양한 영화의 상영 기회를 봉쇄하는 결과를 낳았다.
수익 창출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 자본의 속성 상 상대적으로 덜 상업적인 영화들이 시장에서 패퇴하게 되고 독립영화 등 비상업적인 영화들의 시장 개입의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 또한 상영 시장의 구조 조정은 작은 규모의 예술영화를 상영하던 극장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구조 조정으로 인한 폐해가 소규모 영화의 상영 시장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독점 자본의 등장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이라는 허울 아래 상업적인 영화의 제작을 양산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의미 있는 영화 제작을 목표로 한 제작펀드와 제작사들 역시 버티지 못하고 상업적인 영화 제작에 뛰어들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박하사탕>, <오!수정> 등의 영화에 투자 했던 유니코리아가 <투사부일체>에 투자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 할만하다. 산업의 성장,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 확대의 이면에는 다양하고 의미있는 영화의 제작이 어려워지는 문제들이 잠복하고 있었으며, 산업적 성장의 이면에 소외받는 영화들이 더욱 많아지게 된 것이다. 스크린쿼터제의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영화계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영화 산업의 성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영화 산업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한국영화 산업의 신자유주의화의 가속 : 영화 제작 자본의 우회 상장 붐, 충무로의 상장시대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가 있은 후 영화인들은 거리로 나가 문화 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제 사수의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 집회현장이 보도된 [씨네21] 540호(2006.2.14.) 엔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특집 기사인 [충무로 상장시대 - 상장 태풍, 충무로를 덮치다]가 그것이다. 2002년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의 상장 이후 한국 영화 제작 자본의 상장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왔으며, 코스닥에 직접 상장 보다는 우회 상장이라는 경로를 통해 상장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는 속옷브랜드인 라보라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합병하며 2003년 9월 우회 상장을 본격화한다. 이어 2004년 1월 싸이더스가 코스닥 상장사인 씨큐리콥에 전액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상장하였으며, 명필름과 강제규 필름 역시 코스닥 상장사 세신버팔로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하였다. [씨네21] 540호의 기사에 따르면 IHQ(싸이더스HQ와 라보라의 합병회사) 우회 상장 이후 2006년까지 우회 상장된 영화 관련 기업은 17개이며, 업종전환 지분투자 등을 통해 영화 관련 사업에 뛰어든 상장기업들은 14개다. 그야 말로 붐이라 할만한 숫자다.
CJ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쇼박스/메가박스 그리고 최근 등장한 롯데시네마로 분할되어 있던 영화 상영 배급 시장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제작사들의 노력이 엔터테인먼트 업에 대한 주식 시장의 관심과 맞물려 우회 상장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영화 자본은 신자유주의적 시장 성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최근 영화 시장의 변화를 읽는 세 개의 키워드 : 글로벌화, 매체 다양화, 제작 콘텐츠 다양화
최근 등장한 우회 상장 영화 자본과 기존 영화 자본의 흐름은 크게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화, 둘째, 매체 다양화, 셋째 제작 콘텐츠의 다양화이다.
(1) 글로벌화
글로벌화는 말그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과거부터 협소한 한국 영화 시장을 넘어 아시아 시장,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늘 있어왔다. 시장 개방과 맞물려 다른 나라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최근 아시아 시장 등에 몰아친 한류 열풍은 한국 영화 자본의 글로벌화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CJ엔터테인먼트, MK픽쳐스, 나비픽쳐스 등 영화사들은 중국과 일본 시장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IHQ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글로벌 제작에 이어 <데이지>를 작업하며 기존 영화 제작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글로벌화를 가속하고 있다. 최근 이노츠에 인수된 LJ필름의 경우 글로벌 스튜디오를 지향하며 세계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투쟁이라는 국내 상영 시장의 싸움과 별개로 해외로의 무한 진출은 이미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2) 매체의 다양화
두 번째 키워드인 매체의 다양화는 새로운 미디어의 폭발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이는 영화 산업 내의 요구라기 보다는 외부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DMB, IPTV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매체에 소구해야할 콘텐츠의 필요성을 강제했다. KT의 싸이더스F&H의 인수, SKT의 IHQ 지분 투자 등은 바로 매체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기존의 영화 자본이 영화 제작 배급업을 근간으로 했다면, 영화 제작 배급업이 아닌 다른 매체를 근간으로 영화 자본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3) 제작 콘텐츠의 다양화
세 번째 키워드인 제작 콘텐츠의 다양화는 새로운 매체의 폭발과 TV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에 일정하게 근거한다. 우회 상장된 진인사필름(태화일렉트론), 팝콘필름, 팬텀, IHQ 등은 외주 드라마 제작을 본격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작 콘텐츠의 다양화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 회사 중 일부가 저예산영화의 제작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상영 배급업에 뛰어들 회사를 중심으로 한 이런 경향은 많은 편수의 영화 제작을 통해 배급 상영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에서 출발한다. 이노츠의 경우 저예산 독립영화의 유통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저예산 영화 제작이 검토되고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확대에 따른 단장기적 영향
이런 변화는 한국 영화 시장을 다시 한번 변화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변화는 독립영화 진영에도 여러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1) 단기적 영향
우선 자본이 대거 들어오면서 영화 제작 산업이 호황을 맞게 될 것은 당연하다. 벌써부터 올해 제작될 영화의 편수가 100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60~70편을 유지했던 제작 배급 편수가 자본의 유입으로 40~50% 성장한다는 것이다. 제작 컨텐츠 확대로 신규인력의 필요성이 가중되며, 이에 따라 단편영화, 독립장편영화 등을 연출한 독립영화인들의 충무로 진출이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예산 영화 제작 확대를 통해 다양한 규모의 영화 제작이 가속화 될 것인데, 이런 흐름 속에서 독립영화 진영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상영 배급 시장의 확대가 오면서 다양한 영화의 상영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제작된 작은 규모의 영화들의 상영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확대는 전체 독립영화 진영에 영향을 미친다기 보다는 개별 인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시장 친화적인 소재와 작품에 제한될 것이 뻔하다. 자본의 이익확대를 우선으로 하는 시장 성격 상 예술지향적인 영화나 사회적 소재를 다룬 급진적 행동주의적 영화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 뻔하다. 다큐멘터리의 제작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월드컵 등을 소재로 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 연성화된 주제의 다큐멘터리가 주종을 이루게 될 것임은 뻔하다. 게다가 최근 한국 영화 시장에 대한 다양성의 요구가 일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산업의 합리화를 위해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에 대한 자본의 관심과 요구는 당분간 증가할 것이다.
최근 스폰지 등 외화 수입사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틈새시장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소규모 배급사의 경우 저예산 영화의 제작배급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외국 영화의 수입에 주력하면서 상업화된 시장의 빈틈을 보다 적극적으로 노릴 것으로 기대된다.
(2) 장기적 영향
자본의 폭발에 따라 제작 편수가 증가하면서 당연히 과잉 생산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과잉 생산에 따른 수요가 함께 창출되지 못한다면, 금융 투자 자본의 속성상 투자금이 회수되게 될 것은 당연하다. 이에 따라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제작 자본이 축소될 것이며, 시장 안에서의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구조 조정이 진행된다는 이야기인데, 스크린쿼터의 축소가 수반된다면 한국 영화 시장은 경쟁에서 생존한 소수 국내 독점 자본과 할리우드 독점 자본의 경쟁의 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변화 속에서 덜 상업적이거나 비상업적인 영화의 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단기적 호황에 의해 충무로로 많은 인력들이 진출하게 되겠지만, 제작 편수의 축소는 영화 인력의 구조 조정을 가져올 것은 자명하다. 상영 배급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잠시 존재하는 듯 보였던 영화 문화의 다양성은 급격하게 후퇴할 것이다.
신자유주의화가 독립영화에 미치는 영향
이쯤 되면 신자유주의적 영화 산업의 성장이 독립영화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는 자명해 보인다. 당분간은 독립영화 진영에도 일정하게 자본이 밀어닥칠 것이다. 물론 이 자본은 상업성이 보장된 인력과 프로젝트에 한정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자본의 개입은 느슨해진 독립영화 진영의 연대를 더욱 느슨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본의 급격한 유입으로 맞는 호황기를 주류 미디어는 다양성이 확보되는 시기로 평가할 것이며, 여전히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정부의 문화산업 진흥책 역시 이런 변화에 안주하며 비영리적 공공적 관점의 정책 변화를 추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호황이 지난 후 구조 조정의 시기가 오면 독립영화 진영은 다시 한 번 침체기를 맞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WTO 서비스 개방 국면, 한미FTA가 추진되는 국면에서 한미FTA가 체결되는 상황을 예상해 본다면, 보조금(영화진흥금고, 혹은 새롭게 마련한다는 4000억원의 기금)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될 것이다. 이런 부정적 상황이 가속된다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현재 수준의 공공 지원 역시 후퇴되지나 않을까?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독립영화 진영의 대응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독립영화 진영이 할 일은 우선적으로 신자유주의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한미FTA, WTO 협상 등 다국적 독점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하게될 신자유주의 흐름은 어떻게든 막아내어야 한다. 이 일은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 모두의 일이 될 것이다.
또한 독점자본 속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개입을 요구해야 한다. 한국 영화 정책의 경우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은 소극적으로 채택되어 있다. 이것은 문화 산업 진흥이라는 정책 지향이 문화를 산업/상품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일정하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독점 자본을 제어하는 상영/배급 시장의 공공적 정책 개입은 필수적이다. 또한 비영리적 영화(독립영화)에 대한 제작/상영/배급 구조를 공공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비영리적 영화의 경우 공정한 시장이라 하더라도 소외될 수 있다. 비영리적 문화 예술 활동을 여전히 시장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제대로 된 문화 다양성이 획득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독립영화 진영의 경우 독점 자본 중심의 상영/배급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고, 이 속에서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비영리적 영화 문화 환경 조성을 위한 공공상영/배급 정책이 영화 정책에 입안될 수 있도록 의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시장 조건에 구애받는 독립영화 전용관 1관이 아니라 독립영화가 영리적 목적을 떠나 상영 배급 될 수 있는 공공 배급/상영 정책을 제안하고, 단순한 비상설 상영관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독립영화가 안정적으로 소개되고 삶에 녹아들 수 있는 공공 상영관 정책의 마련과 이를 통한 상영 확대가 필요하다. 비영리적 영화 문화, 영화제작-배급-상영을 확보하는 싸움은 모든 공적 규제를 철폐하고 사회 복지적 관점의 정책을 수정하기를 요구하는 신자유주의와의 싸움에 다름 아니다. 공공정책의 확대와 이를 통한 독립영화의 진흥은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쟁취되기 어렵다. 한국 영화 산업과 자본에 대한 보다 냉철한 분석과 대응, 그리고 독립영화를 위한 큰 그림 속에서의 대응이 현재 독립영화 진영에 절실히 요구된다.
독립영화 제작지원하면 주로 영화진흥위원회를 떠올리게 되지만, 영진위 외에도 많은 지역 영상위원회에서 독립영화 제작 지원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고, 하고도 있다.
현재 서울영상위원회는 "서울배경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을 하고 있고,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지역 장편극영화 제작지원"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고, 인천영상위원회도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경기공연영상위원회는 과거 "독립영화제작지원" 사업을 시행하다가 현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통해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
지역 영상위원회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각 기관의 사엄 목적과 목표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데, 전국의 독립영화 제작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지역만 강조하는 곳도 있으며, 지역 영화에 인센티브를 주는 곳도 있다.
지역 영상위원회의 사업 목표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 사업들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재구성'되고 사업의 '의미와 역할'이 평가될 수 있을지가 괜히 궁금하다. 마냥 "없는 것보다야 있으면 좋지"라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각 사업들을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식의 의미를 부여하고, 잘 시행되고 있는지 평가하고,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각각의 사업들은 사업주체가 알아서 진행하는 것이지만, 실제 지원을 받아야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전달해 주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단순히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넘어, "지역 독립영화" 혹은 "지역 영화의 제작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지역 영상위원회의 지원 활동은 큰 의미가 있다. 점검의 기회가 마련되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 독립영화도 개봉 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드는 게 유행이 되어가고 있는데, 현재 페이지가 블로그처럼 효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페이지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좋아요"를 해야 사용자의 담벼락에 글이 노출되는데, 일단 "좋아요"하는 사람이 너무 없다. <돼지의 왕>은 개봉이 이번주인데, 229명이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81명. 그리 많이 노출이 된다고 보기 힘들다. 상업영화라고 "좋아요"를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트랜스포머 3>가 4천명이 넘게 좋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은 1~2천명 내외. <최종병기 활>도 좋아하는 사람이 2천명이 안된다. 예외적으로 <도가니>는 7800명이 넘게 좋아하고 있다. 영화 홍보라면 기본적으로 노출빈도가 높아야 효과적일텐데, 아직 한국내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로 홍보하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이 대세인 이 판에 영화 홍보에 있어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도 기본적으로는 페이스북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놓쳐서는 안될 듯. 블로그 글은 검색이라도 되지만, 페이스북 게시물은 검색도 제대로 안된다. 그러므로 단순히 블로그처럼 게시물을 올리는 용도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의 여러 앱이 제공하는 기능들을 활용해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가 블로그를 대체하지 못했듯, 당장에 페이스북 페이지도 블로그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성격에 맞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지,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트위터/페이스북 페이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존재를 외부에 더 많이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별도의 입구를 만드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고.
(쓰다 보니,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다 활용하는 영화의 '검색최적화'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고민이 되는구나. 정제되지 않은 잡설은 여기까지.)